세계 주류 탐방83 포르투갈의 포트와 마데이라의 기원과 제조법으로 알아보는 주정강화 와인의 세계 주정강화 와인이란 무엇인가 '주정강화 와인(강화 와인, fortified wine)’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일반적인 와인은 포도를 발효시킨 후 알코올이 생성되도록 한 뒤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주정강화 와인은 이 과정 도중 또는 직후에 증류 알코올(보통 브랜디나 포도 증류주)을 추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발효를 멈추거나 부분적으로 멈추게 한 와인입니다. 이 방식은 단지 알코올의 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보존성을 높이고, 항균 효과를 발휘하며 풍미의 풍부함까지 만들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오래된 선박 운송 중 폭열이나 병해로부터 와인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방식인 것이죠. 포르투갈에서 주정강화 와인이 유독 발달한 데에는 지리적 조건과 역사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중세 이후 포르투갈은.. 2025. 10. 24. 이탈리아 그라파(Grappa)의 기원과 전통 방식의 진화 작고 검소한 시작, 그라파의 기원 이탈리아 북부의 언덕과 계곡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포도를 수확해 와인을 만들어왔습니다. 와인을 만들고 난 후 버려지기 일쑤였던 포도 껍질과 씨앗, 줄기 같은 부산물, 즉 '포마스(pomace)'를 활용해 다시 증류해 마신 것이 바로 그라파의 시작입니다. 초기에는 가난한 농민들이 자급자족을 위해 만든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라파는 이탈리아의 식문화 속에 깊숙이 스며들게 되었습니다.이탈리아 북부의 베네토, 프리울리, 트렌티노 지역은 특히 그라파의 명산지로 꼽히며, 지역 특유의 포도 품종과 기후, 숙성 방식 등이 어우러져 저마다 다른 풍미를 지닌 그라파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연합 차원에서 '그라파'라는 명칭의 사용.. 2025. 10. 23. 조지아 전통 브랜디 차차(Chacha)의 역사와 발효 방식 포도 찌꺼기에서 시작된 한 잔의 역사 카프카스 산맥이 품은 작은 나라, 조지아(Georgia). 이 땅에서는 수천 년 동안 포도 문명이 이어져 왔고, 와인이 일상 그 이상의 존재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차차는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 껍질·씨·줄기, 즉 포마스(pomace)를 다시 발효하고 증류해 만든 독특한 술입니다. 와인 양조의 부산물이 새로운 형태의 술이 되었다는 사실은, ‘버림 없이 자원을 활용한다’는 조지아인들의 장인 정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차차라는 이름은 포마스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이를 증류한 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집집마다 소규모 증류 장치를 사용해 가족 단위로 술을 빚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고, 오늘날에도 농촌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 2025. 10. 23. 헝가리의 브랜디 팔린카로 보는 지역마다 담긴 과일과 증류 전통 팔린카가 태어난 땅과 심장을 이루는 전통 헝가리 북동부부터 남부 평야까지, 카르파티아 분지의 과일나무 사이사이에는 오랜 세월 가정이나 마을 단위로 과실을 발효시키고 증류해 온 전통이 있습니다. 팔린카는 자두, 살구, 배, 사과, 체리 등 이 땅에서 자란 과일을 원료로 만들며, 과거에는 농부들이 수확하고 남은 과일을 유용하게 활용하려다 시작된 술이기도 합니다. 이후 시대가 흐르며 기술이 더해져, 지금의 팔린카는 헝가리 전역에서 ‘과일 증류주’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술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과일을 활용했다는 점만이 아닙니다. 헝가리 내에서는 팔린카의 생산지 및 과일 종류에 따라 이름을 지정해 왔고, 최근에는 유럽연합(EU)에서 지리적 표시제로 보호받는 술로 인정받았습.. 2025. 10. 22. 체코의 술 베헤로프카(Becherovka)를 통해 알아보는 체코의 식문화와 칵테일 레시피 허브 리큐르 베헤로프카의 탄생과 체코의 미식 배경 "한국에 국민소화제 가스활명수가 있다면, 체코에는 베헤로프카가 있습니다."체코 서부, 보헤미아의 온천 도시인 카를로비바리(Karlovy Vary)에서 시작된 베헤로프카(Becherovka)는 1807년 Josef Vitus Becher라는 약사가 여러 가지 허브와 향신료를 혼합해 만든 리큐르입니다. 당시 온천을 찾았던 유럽 귀족들과 여행객들이 소화 및 건강을 위해 마시게 되었고, 약용으로 사용되던 술이 매 끼니에 빠질 수 없는 음료로 자리 잡게 되었죠. 오늘날 베헤로프카는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알코올 브랜드 중 하나이며, 그 역사와 전통이 체코의 식문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 식사 직후 혹은 식사 사이에 맥주나 베헤로브카를 자연스럽게 마시면서 여유와.. 2025. 10. 22. 터키 라크와 그리스 우조, 지중해 술의 맛과 문화 비교 라크와 우조, 지중해에서 닮은 듯 다른 두 전통주 터키의 라크(Rakı)와 그리스의 우조(Ouzo)는 모두 아니스 향을 가미한 증류주라는 점에서 매우 비슷한 외형과 풍미를 가집니다. 두 술 모두 물이나 얼음을 섞으면 투명한 액체가 뿌옇게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언뜻 둘이 같은 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술은 기원도, 즐기는 방식도, 맛의 뉘앙스도 분명하게 다릅니다. 각각 지중해의 동쪽과 서쪽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자리 잡은 라크와 우조는, 서로 다른 국가의 문화와 정체성을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라크는 대체로 포도나 사탕무 찌꺼기를 증류하여 만든 고도수 술이며, 도수가 45도에 달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여기에 아니스를 넣어 향을 입히고, 일부 고급 라크는 오크통에서.. 2025. 10. 21. 이전 1 ···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