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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전통술 라크(Rakı)의 역사와 특징, 터키식 소셜 테이블 즐기는 방법 오스만에서 현대 터키까지 이어진 라크의 역사 터키에서 ‘라크’라 불리는 이 술은 단순한 술이라기보단 오랜 시간 동안 사회와 문화 속에 녹아든 존재입니다. 지금 마시는 라크와 비슷한 형태는 주로 19세기 후반부터 등장했지만, 포도나 과일 찌꺼기(포마스)로 증류주를 만들고, 여기에 아니스 향을 가미한 방식은 오스만 제국 시대부터 이미 존재해 왔습니다. 포도 재배가 활발했던 서부 해안 지역에서는 라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양조장도 형성되었고, 이는 터키의 국민주라는 명성을 얻게 된 기반이 되었습니다. 20세기에는 국영 주류회사에 의해 체계적인 생산이 이뤄지며 대중화되었고, 지금은 다양한 민간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라크를 양조하고 있습니다. 라크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물이나 얼음을 넣으면 우.. 2025. 10. 21.
인도 전통술 마후아(Mahua)의 역사와 제조법, 발효주의 부활 역사와 문화 속에 살아 있는 마후아 인도 중부 숲 속 마디야프라데시나 차티스가르 지역을 여행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 아닌, 안개 낀 숲길을 지나 원주민 공동체의 작은 마을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마후아 한 잔이 따라왔습니다. 그 술잔은 단순히 알코올을 담은 그릇이 아니라, 수백 년간 이어져 온 공동체의 정원에서 꽃을 말리고, 손으로 발효시켜 만든 기록이었습니다. 마후아는 ‘마후아 나무(학명 Madhuca longifolia)’의 꽃이나 열매로 만들어졌고, 이 나무는 원주민인 아디바시 문화 속에서 ‘생명의 나무’로 불려 왔습니다. 여러 세대가 꽃을 수확하고, 항아리에 담아 자연발효한 뒤 옹기 또는 작은 증류 장치로 술을 만들어왔는데, 영국 식민지 시절에는 이러한 술이 ‘등록되지 않.. 2025. 10. 20.
아프리카 자연이 담긴 술, 아마룰라의 역사와 즐기는 법 마룰라 나무에서 시작된 아마룰라의 이야기 아프리카 초원의 이른 아침, 해가 지평선을 넘기 전 서서히 밝아오며 사람과 자연, 동물이 함께 어우러진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표하는 술, 아마룰라(Amarula)는 대지의 숨결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술은 자연에서 자생하는 마룰라(Sclerocarya birrea) 나무의 열매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데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이 나무를 ‘코끼리 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야생 코끼리들이 마룰라 열매를 즐겨 먹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요, 코끼리가 익은 마룰라 열매를 한꺼번에 많이 먹고 나면, 자연 발효된 당분 때문에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과학적으로는 과일로 인.. 2025. 10. 20.
동남아 로컬 전통주의 종류와 이야기 동남아에서 만난 술의 기억 동남아 여행을 하다 보면, 때론 그 지역 음식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있습니다. 낯선 병이나 투박한 플라스틱 병에 담겨 시장 구석에 놓인 술을 따라주며 소박하게 웃는 현지인의 모습입니다. 라오스를 여행했을 적, 작은 시골 마을에서 처음 ‘라오라오’를 마셨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지만 해가 지고 땅이 식어갈 무렵에 마신 라오라오 한 잔은 이상할 만큼 기억에 오래 남더군요. 그 이후로는 다른 나라에서도 현지의 술을 일부러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태국,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의 전통주와 거기에 담긴 문화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술들이지만, 그만큼 색다른 지역색과 전통을.. 2025. 10. 19.
몽골 전통주 아이락의 역사와 즐기는 법 초원의 바람을 담은 술, 아이락 몽골을 여행해 본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저녁이 되면 유목민 텐트에서 향긋하고 시큼한 냄새가 난다.”는 것인데요, 그 냄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아이락(Airag)’이라는 몽골의 전통주입니다. 저는 몇 해 전, 울란바토르 외곽에 있는 한 게르 캠프에서 아이락을 처음 마셨습니다. 해가 지고 바람이 불어오던 저녁, 주인이 작은 그릇에 따라준 뿌연 흰색 음료는 겉보기엔 막걸리나 요구르트 같았지만, 첫 모금에서 입안을 감도는 산뜻한 산미와 알싸한 기운에 단번에 ‘이건 술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몽골 사람들에게 아이락은 단순한 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일부이자, 계절과 리듬에 맞춘 전통, 그리고 손님을 환영하는 가장 진심 어린 방식 중 하나입.. 2025. 10. 19.
중국 전통주 종류별 소개: 고량주, 약주, 백주의 매력 낯설지만 묘하게 끌리는 중국 술 이야기 중국을 몇 번 여행하다 보면, 이 나라의 술 문화는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사는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회식 자리에서 술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는 것은 물론, 오랜 역사 속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술의 쓰임과 의미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현지 식당에서 마주한 고량주, 약주, 백주 같은 전통주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처음 마셨을 때는 낯설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점점 더 이 술들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죠. 이번 글에서는 중국 전통주 3대 주류인 고량주, 약주, 백주에 대해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술의 맛과 향,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문화까지 함께 느.. 2025. 10. 18.